12/24/2010

일본 걸그룹 아이돌 모닝구무스메의 특징과 모닝구무스메 오덕후 팬 문화의 변화 과정

일본의 걸그룹 아이돌 모닝구무스메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팬 문화를 갖고 있다.

모닝구무스메는 한국과 일본의 팬덤 문화의 차이점뿐만이 아니라, 전체 인터넷 문화의 차이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 한국 아이돌 : 카페, 게시판 위주 → (잃어버린 10년) → 현재

◎ 모닝구무스메 : 개인 홈페이지→커뮤니티 게시판(GM) → 스레드 게시판(2ch) → 블로그(하테나,아메바) → SNS 네트워크와 모바일 블로그

일본의 모닝구무스메 문화에는 불펌이 우리나라처럼 심하지 않다.

또한 모닝구무스메는 팬 카페 위주의 문화를 갖고 있는 아이돌이 아니다.

모닝구무스메의 팬문화는 다음과 같이 변화했다.

① 개인 홈페이지 시기(1997년~2001년)

② GM 게시판 시기(1997년 ~ 2003년)

③ 스레드 게시판 (2000년 ~ 현재)

④ 블로그 (2006년 ~ 현재)

⑤ 모바일 블로그와 SNS 네트워크(2010년~)



(1) 개인 홈페이지 시기(1997년~2001년)

모닝구무스메의 8번째 싱글인 "사랑의 댄스사이트(恋のダンスサイト)"는 2000년 1월에 발표되고 120만장을 판매하는 밀리언 셀러가 되는데, 노래가사중에 다음과 같은 부분이 있다.

そうね人生のホームページ
更新するわSEXYビームで

그렇군요 인생의 홈페이지
갱신(업데이트)해요 섹시빔으로

모닝구무스메의 노래가사중에 홈페이지 업데이트가 나오고 있는데, 이것은 모닝구무스메 초기의 팬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모닝구무스메는 결성초기부터 2001년 무렵까지는 개인 홈페이지 위주로 팬문화가 시작된다.


(2) GM 게시판 시기(1997년 ~2003년)

GM은 Good Morning 을 뜻하는 모닝구무스메의 게시판 사이트이다.

모닝구무스메 역사를 말할때 빠질 수 없는 팬 사이트이며, 우리나라의 팬 카페와 비슷한 게시판 사이트였다.

일본 사람들은 정리 정돈을 잘하고 질서를 잘 지키는데, GM게시판은 모든 게시물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었으며,뻘글이나 불펌이 거의 없는 매우 뛰어난 사이트였다.

2004년 1월에 GM은 모닝구무스메의 에이스였던 아베 나츠미가 졸업하자, 게시판 활동은 중단되었다.

그러나 글쓰기만 중단되고 열람이 가능하도록 해놓아서, 모닝구무스메 1기부터 4기까지의 자료를 팬들에게 제공했다.

나는 5기 멤버 가입 이후에 모닝구무스메 팬이 되었기 때문에 모닝구무스메 1기부터 4기까지는 잘 모른다. 그런데 GM게시판이 활동을 중단했음에도 꽤 오래도록 게시판을 유지했기 때문에 당시에 벌어졌던 일들을 알 수 있었다.(현재는 GM이 완전히 폐쇄되었다.)

GM사이트의 게시판에서부터 한국과 일본의 인터넷 문화가 차이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우리나라 게시판에는 뻘글과 불펌, 표절이 많지만, GM에는 그런것이 없었다.

모닝구무스메 팬 문화의 초석을 닦은 것이 GM이었는데, GM 게시판 운영자의 최후도 자못 비장(?)했었다.

GM게시판 운영자가 가장 좋아하는 멤버는 모닝구무스메의 에이스였던 아베 나츠미였는데, 아베 나츠미가 모닝구무스메를 떠나게 되자 "하나의 시대가 끝났다"라는 말을 남기고 전격적으로 사이트의 업데이트를 중단했던 것이다.

히메를 지키던 사무라이의 할복 자결(?)이였다고나 할까...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자신이 공들여 만든 사이트를 단칼에 폐쇄한다니...

*히메(姬) : 아가씨 또는 공주라는 뜻으로서 귀한 집의 딸을 높여 부르는 말.


(3) 스레드 게시판과 블로그 (2000년 ~ 현재)

일본에서는 2ch이 2000년에 등장하고, 하테나 블로그가 2006년에 등장한다.

GM의 게시판 위주의 팬 문화는 2ch의 스레드형 게시판으로 바뀌고, 하테나 블로그와 믹시 위주로 팬 활동이 시작된다.

일본의 2ch사이트는 거대 게시판인데, 여기에도 미친놈과 또라이들이 많다.

그러나 그와 같은 또라이들도 최소한의 질서와 규칙을 지키기 때문에, 2ch사이트의 뻘글들은 로그 파일로 축적되어 나간다.

이에 비해서 우리나라의 게시판은 또라이질로 끝나버린다.

인터넷 댓글을 보면 무슨 인생 낙오자 집합소도 아니고...

*로그(log) : 일지, 기록이라는 뜻. 블로그나 트위터도 로그의 일종이다.

모닝구무스메가 등장한 1997년부터 2007년까지가 한국의 입장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보면 분한 일이다.

일본 대중문화를 개방하고 일본과 문화 교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때부터였는데, 원칙만 세워놓고 이렇다할 준비를 하지 못한 면이 있다.

일본에서는 1997년에 모닝구무스메가 등장했는데 비해서,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에야 카라와 소녀시대가 등장했고, 2009년에 티아라가 등장했다.

걸그룹 아이돌과 팬들의 문화를 기준으로 본다면, 한국의 입장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이 있었던 것이라 할 수 있다.


(4) 일본의 국민 아이돌 모닝구무스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무렵, 일본의 인터넷 문화는 홈페이지에서 게시판을 거쳐 블로그까지 발전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펌블로그의 시대와 뻘글 게시판의 시대...그리고 여론 선동과 악성 댓글의 시대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어쩌면 지금도 그런 시대일지도...)

모닝구무스메의 특징중 하나는 10년 동안의 이야기와 기록들이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정리되어 나갈것이라는 점이다.

모닝구무스메라는 걸그룹의 노래와 춤, 외모는 우리나라 걸그룹도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닝구무스메가 갖고 있는 이야기와 로그를 상대할 수 있는 걸그룹은 많지 않다.




(5) 모바일 블로그와 SNS 네트워크 (2010년~ )

우리나라의 팬문화와 인터넷 문화에 잃어버린 10년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또다른 시대이다.

펌블로그와 펌질 카페가 계속 발목을 잡고 있는게 문제이기는 하지만...

뭐, 지난간 잃어버린 10년을 되돌릴수도 없는 노릇이고, 우리나라 걸그룹이 잃어버린 10년, 뒤쳐진 10년을 단숨에 뛰어넘어서 모닝구무스메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엮어나가면 좋을것 같다.